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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글마당] 떠난 이의 짠 바다

하늘의 물살 끄집어 바다의 모퉁이를 절이다   소금을 쥐고 엄마 나비가 되었다   푸른 기의 날들 고개 들추고 숨 못 쉬는 땅   바닥으로 쳐지는 눈물방울에 짠 소금은 두고   청춘을 세워 둔 이른 아침 나비만 날아간다       무릎 꿇고 걷는 빈 의자의 등   손톱에서 금을 캐고 발톱에서 금을 갈아 마시며   소금밭을 향해 고개 숙인 웃음으로 난 길   생채기 가슴 아래로 숨 쉬는 시간조차 절구였던가       솔잎 바람 사이에서 부러진 정강이를 만진다   쓸린 눈 위에서 춤을 추는 액막이의 사연도   천천히 녹아 바다의 잔설이 된다   어디로 갔는가   이름을 두고 절취선 뒤로 숨어버린 얼굴   소금가루로 버무려놓은 손맛 들린 것들하고   너무 길게 옭아매다가 너무 짧게 제단이 된   시간들만그녀를 놓아주었을 뿐   좀처럼 엄마를 밀쳐내지 못하는 딸의 기운은 얼어붙고   삽질은 모질다   빛이 환한 길 따가운 외로움이 혼자 솔밭이다       자고 나면 가기만 하더라 / 하고   어느 날 가더라 말하지만 또 그렇게 망가지는   빛 여문 길에 으스러진 소금 조각들이 소매를 걷고   야무지게 달려 나온다 그래서   바다는 늘 짜게만 넘실거리고 있는 것인가   그 네일 가게 여인은 아름다웠다 손정아 / 시인글마당 이의 바다 엄마 나비 소금 조각들 생채기 가슴

2022-02-18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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